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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안녕하세요 만능로그 입니다.

 

오늘은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 가운데서도

가장 독창적인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는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전람회의 그림 탄생 배경

 

기록에 의하면 1874년에 열린

하르트만의 추모 전시회에는

그가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동안 그린 스케치와

수채화가 400점 정도가 전시되었다고 합니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하르트만의 작품 10점을 소재로 삼고 있는데,

이 중 1874년의 추모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은

병아리의 춤,닭발위의 오두막집-바바야가,

키에프의 대문의 제목을 가진

3점의 그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무소르그스키는

하르트만의 추모 전시회에 출품되지 않은 작품들도

개인적으로 매우 친숙하게 알고 있었다는 의미이며,

그가 붙인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제목 또한

단순히 전시회에서의 영감을 표현하는 것 이상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무소르그스키는 187462일부터

20일에 걸쳐 빠른 속도로 작곡하였고

자필악보의 마지막 장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874622"

이라고 쓰여 있었으며,

이 작품은 스타소프에게 헌정하였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완성된 전람회의 그림은

하르트만이 제시하는 장면들을

음악의 눈으로 보면서

러시아 사람들의 문화와 정서를

들려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몇 그림들은 하르트만이 여행했던 외국과

그 나라의 국민들을 반영한 것이지만,

무소르그스키는 이 모든 요소들을

러시아적인 감성으로 재현해 내고 있습니다.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드라마를

인물, 동물, 동화, 기념비 등의 매개체를 통해

음악적으로 들려주고 있는데,

이를 전통적인 방법과 관습에 의해 제한받지 않고

매우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인 방법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망명 음악학자이자 작가,

알렉산드라 오를로바(Alexandra Orlova)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

무소르그스키의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이다.

이는 하르트만 그림에 대한 단순한 '묘사'가 아니다.

심원한 철학 작품이면서 삶과 죽음, 역사, 백성,

일반 사람에 대한 묵상이기도 하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전람회의 그림은 화성적으로도

당시로서는 아주 참신한 감각을 지니고 있어서

훗날 드뷔시를 비롯한 많은 작곡가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가 살아 있을 때는 공개 석상에서

단 한 번도 연주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출판조차 되지 못했지만,

 

무소르그스키가 세상을 떠난 5년 후에

림스키 코르샤코프에 의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W. 베셀 출판사에 의해 간행되었고,

스타소프의 서문이 들어가 있는 재판도

같은 출판사를 통해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림스키 코르샤코프가 출판 당시

편집을 하면서 무소르그스키의 곡을 변형시키며

상당수의 오류와 잘못된 해석을 남겼습니다.

 

그 후 1931년이 되어서야

원곡에 가까운 악보가 출판되었으며,

 

1940년에 이태리 작곡가

루이기 달라피콜라

(Luigi Dallapiccola, 1904-1975)

이 곡을 재해석한 악보를 출판하였고

무소르그스키의 육필 원곡은

1975년에 이르러서야 출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람회의 그림은 피아노곡뿐만 아니라

관현악곡으로도 널리 알려져있는데,

1896년 러시아 작곡자

미하일 투슈말로브

(Mikhail Tushmalov,1861-1896)

최초 시도 이래,

영국의 헨리우드(Henry Wood, 1869-1944),

슬로베니아의 레오 펀텍(Leo Funtek, 1885-1965),

프랑스의 모리스 라벨

(Moris Ravel, 1875-1937)에 의해

관현악곡으로 편곡되었습니다.

 

그 중 라벨의 버전은 1922년 유명한 지휘자인

세르게이 쿠제비츠키

(Sergey Koussevitzky,1874-1951)

위촉을 받고 편곡된 것으로,

이것으로 전람회의 그림이 대중들에게 유명해졌고

오늘날까지 널리 연주되고 있습니다.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무소르그스키는 흉내낼 수 없다.

모든 음악 국가 중 가장 색채 없는 독일에서조차도

무소르그스키의 방식으로

작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는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 가운데서도

가장 독창적인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친구의 죽음을 창조력으로 승화시킨 걸작

 

무소르그스키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화가인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과 알게된 것은

블라디미르 스타소프소개를 통해서였습니다.

 

(블라디미르 스타소프)

평론가로서 ‘러시아 5인조’의 활동을

이론적으로 강력하게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들의 깊은 우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하르트만이 1873년에 동맥류 파열로

급사했던 것이었습니다.

 

엄청난 슬픔에 빠진 무소르그스키는

스타소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얼마나 끔찍한 재난입니까!

개나 말, 쥐 따위 조차도 생명이 있는데

(‘햄릿에 나오는 대사이다),

왜 하르트만 같은 인물이 죽어야 한단 말입니까!”

 

스타소프도 친구의 죽음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하르트만의 유작을 모아

1874년에 추모 전람회를 개최했으며,

여기에는 수채화나 데생, 유화 작품만이 아니라

건축 설계 스케치나 보석, 생활용품, 무대 배경,

의상 등의 디자인까지 포함되었습니다.

 

[전람회의 그림]에 영감을 준 것은

바로 이 전시회였습니다.

 

전람회에 전시된 열 개의 작품에 대한

음악적 묘사에다 작곡가가 하르트만의 작품 사이를

거니는 모습을 형상화한

프롬나드’(Promenade: 산책이라는 뜻)를 덧붙인

이 작품은 스타소프에게 헌정되었습니다.


관현악법에 대한 끝없는 탐구 가능성 

 

마법 같은 라벨의 편곡

 

이 곡은 원래 피아노곡으로 작곡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힘차고 개성적이며 색채적인 악상은

보기 드물 만큼 풍부한 관현악적 가능성을 담고 있으며,

 

이를 간파한 많은 음악가가

이 곡의 편곡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맨 먼저 미하일 투시말로프의 시도가 있었으며,

헨리 우드, 레오 푼텍,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등이

각자의 관점에서 편곡판을 내놓은 데다

최근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나오우모프가 편곡한

피아노 협주곡 버전도 음반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장 큰 성과를 거운 사람은

라벨이었습니다.

 

그의 편곡판은 발표되자마자

마법으로 칭송받았고,

지금까지도 모든 음악대학의 관현악법 과목에서

필수 분석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후의 모든 관현악 편곡 작업은

라벨을 뛰어넘으려는 게 아니라

(아시케나지가 겸손하게 인정했듯이 그건 불가능하다’)

 

그와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지난한 시도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들 편곡판 각각의 특징을 밝힐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야기가 너무 번잡해질 것이므로

여기서는 라벨 버전을 기준으로 해설하기로 합니다.

 

작은따옴표 안의 설명은

초판 악보에 적힌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무소르그스키의 친구

빅토르 하르트만[전람회의 그림]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되었습니다.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전람회의 그림 전체 구성

구성

제목

내용

 

프롬나드 (Promenade)

장중하고 당당한 악상이 친구의 유작을 접하는 무소르크스키의 감회를 묘사한다.

 

1

난쟁이 (Gnomus)

스케치가 안짱다리로 절뚝거리며 달려가는 조그만 난쟁이를 묘사한다.’ 불규칙하고 저돌적인 악상이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

 

프롬나드 (Promenade)

첫 번째 프롬나드보다 더 부드럽고 은근한 음향이 이어지는 곡의 분위기를 암시한다.

2

고성

(Il vecchio castello)

중세의 옛 성 앞에서 음유시인이 노래를 부른다.’ 애상적인 바순 선율이 고적한 노래를 부른다. (류트반주)

 

프롬나드 (Promenade)

다시 장중하고 힘찬 악상으로 돌아와 다음 곡으로 그대로 이어진다.

3

튈르리 궁전. 아이들이

놀이 뒤에 벌이는 싸움

(Tuileries. Disput

d’enfants après jeux)

프랑스 튈르리 궁 정원의 가로수 길에서 아이들과 보모들이 놀고 있다.’ 밝고 아기자기한 악상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을 잘 전해준다.

 

4

비들로 (Bydlo)

커다란 바퀴가 달린 폴란드의 소달구지이다.’ 저음현의 무겁고 규칙적인 반주 위로 금관이 우울한 노래를 부른다.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뒤 그대로 멀어진다.

 

프롬나드 (Promenade)

애상적인 단조 선율이 비들로 그림을 보고 난 작곡가의 서글픈 심정을 전해준다.

5

 

껍질을 덜 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

(Ballet of

unhatched fledglings)

하르트만이 어느 발레의 한 장면을 위해 고안한 장식 디자인이다.’ 불규칙한 리듬이 뒤뚱거리는 병아리의 모습을 귀엽게 묘사한다.

 

6

 

폴란드의 어느 부유한 유대인과

가난한 유대인

(Two Polish Jews,

rich and poor)

일반적으로 사무엘 골덴베르크와 시뮤일레로 알려져 있지만 이 제목은 출처가 불확실하다. 현의 거드름스런 악상은 부유한 쪽을, 새된 소리로 빽빽거리는 트럼펫은 가난한 쪽을 묘사하고 있으며, 둘 사이의 대화는 말다툼으로 이어져 부유한 유대인이 가난한 쪽을 한 대 치는 것으로 끝난다.

 

(원곡에서는 이 자리에 다섯 번째 프롬나드가 오지만 라벨은 편곡 과정에서 생략했다.)

 

프롬나드 (Promenade)

프랑스의 시장에서 여자들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부산한 악상이 프랑스의 소도시 시장에서 벌어지는 작은 소동을 묘사한다.

7

리모주의 시장

(Limoges, The Market Place)

프랑스의 시장에서 여자들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부산한 악상이 프랑스의 소도시 시장에서 벌어지는 작은 소동을 묘사한다.

8

카타콤 (Catacombae)

하르트만이 랜턴을 들고 파리의 카타콤을 조사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카타콤은 로마의 지하 묘지로,

 

초기 기독교 시대의 기독교인이 많이 묻힌 곳이다. 무거운 금관 합주가 엄숙하고 위압적인 선율을 들려준 뒤,

 

죽은 언어로 말하는 죽은 사람과 함께라는 표제와 더불어 프롬나드의 선율이 애상적이면서도 불길한 느낌의 단조로 제시된다.

 

9

닭발 위의 오두막

(The Hut on Fowl's Legs)

하르트만의 그림은 아래에 닭발이 달린 시계 모양을 한 바바야가의 오두막을 묘사하고 있다.’ 바바야가는 러시아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마녀이다.

 

변덕스럽고 광포하면서도 익살스런 악상이 빗자루를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마녀의 모습을 묘사한다.

 

10

키예프의 대문

(The Heroes’ Gate at Kiev)

키예프 시의 대문을 위한 디자인 스케치로, 슬라브 특유의 둥근 지붕 모양을 한 옛 러시아의 힘찬 스타일을 그대로 적용했다.’

 

전곡을 마무리하기에 손색이 없는 찬가조의 위풍당당한 악상이 드높이 울려 퍼진다.

 

중간에 프롬나드선율이 인용되어 작곡가 자신이 대문을 통과하는 성대한 행렬에 듯한 느낌을 준다.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전람회의 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롬나드는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7번 나오는데

다양한 성격으로 변주되고 있습니다.

 

처음 네 번은 제목 없이 등장하고,

5번째 등장은 Promenade(프롬나드)라는

제목이 붙어있는데, 처음 서주의 프롬나드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벨이 만든 이 곡의 오케스트라 편곡에는

5번째 프롬나드가 빠져있는데,

이것은 원곡의 균형을 흐트러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6번째는 카타콤베(Catacombae)안에서

죽음의 말로 죽은 자들에게 하는 대화에서 나타나고,

마지막 7번째는

키에프의 대문(The Great Gate of Kiev)

안에서 나타납니다.

 

반복되는 프롬나드는 곡에 구조성을 주고,

전람회의 그림 전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전람회의 그림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렸는데 잘 이해가 되셨죠?

 

다음 포스팅은 더 재미난 내용으로

음악사 알려드리겠습니다.